
1936년 여름, 일본에서 공부하던 일군의 대학생들이 경상남도 울산의 달리 지역을 찾았다. 최응석을 비롯한 도쿄제대 의학부 학생 8명, 경제학부 학생 1명, 도쿄여자치과의전 학생 1명, 도쿄여자의전 학생 2명 등 총 12명으로 구성된 이 들은 대부분 의학 전공자로서, 조선인과 일본인, 남성과 여성이 함께 참가한 이채로운 구성을 보였다. 이들은 1936년 7~8월 1개월여 동안 울산 달리에서 농촌의 위생상태를 조사하였다. 조사보고서의 후기에 의하면, 이 조사의 동기는 당시 ‘동경대학 농학부의 강정택이 자신의 고향인 울산의 달리에서 ‘농촌사회경제조사’를 하고 있었으므로, 의학부에 재학 중이던 최응석이 그 기회를 활용하여 조선농촌에서 실증적으로 의학적 조사를 하고자 한 데 있다’고 서술되어 있다.
이 조사의 결과는 중일전쟁이 한창이던 1940년에 일본에서 출판되었으므로, 당시의 시대적 분위기로 인해 표현이 상당히 조심스럽고 절제되어 있다. 그러나 전반적인 조사의 내용과 편집 의 방향을 염두에 두고 행간을 읽으면 1930년대 중반 조선의 농촌사회와 농민 의 생활상이 드러난다. 비록 대학생들이 한 달간의 짧은 기간 동안 조사한 결과로서, 조사의 기준이 일관되지 않거나 비교 대상이 적절하지 않은 경우도 간간 이 있지만, 조선총독부나 일제의 정책 추진과는 무관하게 위생문제와 사회경제 의 연관성과 사회적인 책임을 의식하던 학생들이 민간차원에서 진행한 조사로 서, 그것이 지니는 자료적인 가치는 결코 작지 않다.54 더욱이 보고서의 주저자 이자 편집을 맡았던 최응석은 해방 후 경성대학 교수로서 당시 의학계의 대표적 인물의 한명으로, 이 자료는 그의 사회인식을 살펴볼 수 있는 초기의 성과로 서의 의미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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