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지원 시인의 첫 시조집 『잡화 살롱』. 이번 시조집에는 사물을 매개로 하여 사유를 이끌어 가는 인간의 고독감이 짙게 배어 있다. 섬세한 감각적 기포들이 지면을 박차고 떠오르며 낯선 신비감과 함께 신인으로서의 만만치 않은 존재감을 드러낸다. 그의 시조에서는 사물들을 섬세하게 어르고 쓰다듬는 여성의 손길을 느낄 수가 있다. 몸으로 느끼는 감각적 기억이 모자이크처럼 무늬를 이루고 있기에 쉽사리 의미화할 수 없는 내밀함에 다가선다.
강지원 시조의 특징적인 면은 도시적 삶으로부터 곡진하게 건져 올린 생의 질감이다. 이 밖에도 감각적 기억을 통해 사물에 중첩된 일상을 읽어내는 힘이 특색으로 드러난다. 일상적 사물이 야기하는 이미지의 틈에서 발생하는 사유를 통해 그 삶의 속살을 느끼고 들여다본다. 사유하는 주체는 사물 속에 침투하면서 자아와 사물 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게 되는데, 이와 같은 일상적 삶이 야기하는 감각적 이미지들은 영사막 위에 환영처럼 뿌려진다. 강지원 시조를 통과하는 내밀한 감각적 표상들이 그 자체로 시인의 정신세계를 이루는 것이자 현존의 한 상태를 구체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로써 『잡화 살롱』은 ‘내밀’, ‘중첩’, ‘일상’이란 중심 키워드로 풀이될 수 있다.
결코 서둘러 단언하지 않고 은근슬쩍 내색하는 강지원 시인의 어법은 충분히 낯설게 느껴질 만큼 새로움을 가졌다. 이 낯섦 가운데서도 현상을 넘어서서 대상의 본질에 감각적으로 다가서려는 시인의 의지가 각 시편에 오롯이 담겨 있다.

저자 : 강지원


0

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