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부에는 삶에 대한 시인의 전반적인 관심사를 주제로 한 시편들이 담겨 있다. 출산의 고통에 못지않은 창작의 고통을 뭇 독자들에게 일깨워 주는 「HB」, 갠지스 강변의 구도자를 닮은 암 병동 투병자들의 삶을 통해 느낀 덧없는 희망과 최후의 집념을 다룬 「C 병동」, 공원의 장기판을 배회하고 무료 급식소 국밥으로 한 끼를 때우는 가장의 딱한 처지를 다룬 민중시 「장기 출장」, 치매 노인과 혼자 힘으로는 걸을 수 없는 노인에 대한 안타까운 시선을 통해 우리 모두의 먼 훗날의 초상을 보여주는 「치매라는 이름」 「노모차」 등의 작품으로 인생에 대한 애잔한 마음을 드러낸다. 2부에는 전통문화의 유습을 살핀 고풍스런 분위기의 「나비경첩」 「송화」 「대나무」, 생명체의 생명의식에 대해 고찰한 「오징어」 「귀천 행렬」 「독백」, 부부간의 만남을 어마어마한 법률 용어로 풀어나간 재미있는 시 「불능범」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시편들이 담겨 있다. 3부에는 여행지가 준 강렬한 인상을 스케치한 전형적인 여행시인 「몽골 사막에서」 「매기의 추억」, 우리의 아픈 역사의 현장에서 그 슬픔을 어루만지는 「지심도의 봄」 「섬진강 변에서」 등의 시편들이 담겨 있다.

저자 : 양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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