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색은 색의 증발이자 부재이다. 또한 백색은 모든 색이 날아 앉기 전의 흰 바탕이고, 모든 색이 날아간 후의 흰 여백이다. 임봄 시인은 이번 첫 시집에서, 그 백색의 기원과 본질을 집요하게 탐구하고 백색의 이면과 모서리까지 꼼꼼하게 읽어낸다. 하여 그의 시로 호명된 백색의 이미지들은“입을 갖지 못한 말들”로 세상과 불화하기도 하고,“ 몽골에 두고 온 바람 천막”처 럼 야생과 시원으로 펄럭이기도 하고, 어머니가“온통 흰색으로 물”드는 것처럼 회생과 긍정으로 차오르기도 한다.‘ 백색’의단일한주제에집중하는시인의고투도놀랍거니와, 이 표백 된 세계와 마비된 현실을 깨뜨리는 날카로운 언어의 기미와 징후들로 그의 시들은 충만해 있다. 백색이 시인에게 건너왔다가 다시 사물의 고유한 자리로 돌아간 후에도, 속삭이고 뒤척이는 언어의 존재들이 있으니, 귀 기울여 보라. 그것이 바로 임봄 시인의 백색어사전 ! 송찬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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