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고 작은 굴들이 지하 7층까지 펼쳐진 뉴욕의 거대한 지하 공간. 그곳에 도시가 있다. 지상에서 쫓겨난 이들이 삶의 거처를 찾아 잠입하고, 소유보다 점유를, 노동보다 구걸을, 생산보다 재활용을 생존방식으로 택한 터널 노숙자들이 그곳에서 살아간다. ‘두더지 인간’이라 불리는 그들은, 동기가 무엇이었든 간에 자본주의의 심부인 맨해튼 바로 아래쪽에서 지상의 법과 규칙에 도전하고 자본주의적인 생활양식을 해체하는 삶을 살고 있다.
이 책의 저자 제니퍼 토스는 1990년대 초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서 일하는 동안 뉴욕의 지하 세계에서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는 터널 노숙자들을 취재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1993년에 출간한 『두더지 인간들(The Mole People)』은 노숙자를 짐승에 비유하는 악의에 찬 소문의 근원을 밝히고, 노숙자들의 관점에서 터널을 바라보고 그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지하 세계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기록이다.
『두더지 인간들』은 두더지처럼 퇴화해버린 반(半)인간이 아니라 지상의 인간과 똑같은 존엄성을 지닌 존재임을 말하는 터널 노숙자들의 목소리를 전달함으로써 우리 시대 비극의 단면을 포착해낸 탐사 문학의 고전으로, 현재까지도 뉴욕의 지하 공간을 다룬 대부분의 책과 기사, 그리고 영상물이 참고로 할 만큼 터널 노숙자에 관한 가장 대표적인 저서로 꼽힌다.

저자 : 제니퍼 토스(Jennifer Toth)
역자 : 정해영
해설 : 황은주


0

0

0